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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 푸른숲

 

 

취미는 과거곰씹기요 특기는 곰곰이 생각하기인 나는

늘 후회와 반성의 갈림길에서 위험한 외줄타기를 한다.

그 결과가 끝이없어보이는 나락이기도, 또 더 먼길을 가기위한 동력이 되기도 한다.

 

고민을 멈출 수 없다면

적어도 나는 내 앞길에 놓인 것들을 과거에 얽매여 놓치는 바보는 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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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선현경 / 웅진지식하우스

 

  적정 시기가 되면 해야 할 적당한 일들이 있다고 어른들은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도 이제 그런 말을 내 딸아이에게 해주어도 좋을 그만한 어른이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정 시기란 건 없는 것 같아서 그 이야기를 딸아이에게 해줄 수가 없다.

 말을 늦게 배운다고 말을 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는 건 아니다.

 오줌을 늦게 가린다고 바지에 오줌을 싸는 어른으로 자라지도 않는다.

 다 자기만의 시간으로 세상을 배우고, 또 자기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다.

 남들과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고 남들처럼 시기를 놓쳤다고 아쉬워할 일은 세상에 없지 않을까?

 거미만의 세계가 있으면 나만의 세계도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나만의 세계가 남들과는 달라 조금 늦게 어른이 되고 조금 더 늦게 철이 든다면 그만큼 남들보다 더 긴 젊음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적정한 선'을 지키려고 살아온 나의 삶에서, '적정한 속도'와 '적정한 시기'는 그다지 무겁지 않은 숙제였다.

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불안감에 휩싸였을 때

이전까지는 딱히 뛰어넘을만한 장벽이 없었기 때문에 '적정'의 무게를 가벼이 여겼음을 깨달았다.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스스로가 계획한 바를 이루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닐까.

나로선 무척 어렵지만.

 

 

아끼는 밴드 페퍼톤스가 예쁜 곡을 내놓았다.

책과 어울리는 듯하여 소개-

 

 

 

 

서두르지 않기를
흔들리고 물들지 않기를
언제나 너의 그 말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아직까지 그대로 불안하고 모자란 나지만
가끔 기댈 수 있는 추억 그게 참 고마워

복잡한 세상에 지치고 무뎌져 어지러워하는 우리들
설레고 벅차던 처음의 한 걸음은 조금씩 더 멀어져 가는데

함께 할 수 있기를 햇살이 비추기를
소리내어 하하 웃고 모두 내려놓기를

한치 앞도 캄캄한 이 먼 길의 어딘가에
소중하게 간직해 둔 널 만날 수 있기를

 

이유도 모른 채 시작해 버린 삶

이 머나먼 길 위에서 끝없이 걸어갈 의미가 되어줄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함께 할 수 있기를 햇살이 비추기를
소리내어 하하 웃고 모두 내려놓기를

한치 앞도 캄캄한 이 먼 길의 어딘가에
소중하게 간직해 둔 널 만날 수 있기를 노래 할 수 있기를 끝을 알 수 없기를
다시 한번 쓰러져도 손을 뻗어 주기를

소중했던 너와 나
긴 시간이 흘러도 봄날의 무지개처럼 기억될 수 있기를 그럴 수 있기를

 

-페퍼톤스,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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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인간, 서유미 / 창비

근래 들어 읽은 책 중에 가장 표지가 맘에 들었다(내가 좋아하는 색)

인터넷으로 둘러보면서 북카트에 일단 담고봤던 책

 

주인공들이 모두 묘하게 '회사'라던지 '돈'에 얽혀있는 모습을 보면서

감정이입도 되고 또 다른 면에서는 연민도(마치 나는 아닌양 타자화되며)-

상충되는 감정을 느꼈다.

 

내가 고른 한 컷은 책 뒤에 있던 서평

'우리는 왜 소설을 읽는가'에 대한 답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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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 문학동네

 

 

 

일정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일정정도의 단계를 밟아가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고 나는 행복해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버텨온 시간들이 무색하게도

-

 

삶은, 세상은, 언제나 흔들리는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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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미야베 미유키 / 청어람미디어

요즘들어 종종 생각하지만

세상엔 소음도 이야기도 너무나 많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죽은 듯이 자고 싶다.

내가 숨쉬는 소리만 들리는 그런 곳에서

 

 

'매체'가 발달한 현대는, 텔레비전 앞에 30분만 앉아있어도 보통 사람이 평범하게 평생을 살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보다 수십 배나 많은 양의 정보를 그 자리에서 얻을 수 있게 되어버렸다.

여기서 난해한 문제가 하나 생겨난다. '현실' 혹은 '사실'이란 과연 무엇이냐 하는 문제다.

무엇이 '리얼리티'고 무엇이 '버추얼 리얼리티'인가. 양자를 가르는 벽은 무엇일까.

'실제 체험'과 '전해들은 지식'을 '입력된 정보'라는 틀로 바라 본다면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에는

차이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정말일까?

- 이유, 미야베 미유키, 청어람 미디어, 154

그래서 어느순간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내가 얻게 된 정보가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가(假)사실인가에 관해서 혼란이 오기 시작한다.

모두 자극적인 소재들을 터뜨리는 데에만 집중할 뿐 아무도 마무리는 지어주지 않으니까-

(사실은 범인이 아니었다던지 또는 다른 원인이 있다던지 하는)

그것이 진실이었는지는 결국 아무도 모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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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한 인생, 은희경 / 창비

 

  요셉은 그것이 노인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근대사의 천박함 탓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 노인들은 한번도 개인이 되어본 적이 없었으며 지금도 단체생활을 하고 있었다. 더 큰 비극은 뒤늦게 개인의 고유성에 눈떠도 그것을 실현할 방법을 모른다는 거였다. 노인들한테 자기가 젊었을 때 지금 나이의 노인들처럼 뒷방늙은이로 살라고 하면 견디지 못할 것이다.

  이제 노인들은 모시적삼에 부채를 쥐는 대신에 몸에 달라붙는 운동복에 산악자전거를 끌거나 쌘들에 반바지 차림으로 커피를 마시러 까페에 들어온다. 그렇지만 여전히 쩌렁쩌렁 큰 소리로 전화를 하고 순서를 무시하고 아르바이트 점원에게 모욕을 주고 여성을 깔보고 다른 손님들에게 공경을 요구할 뿐이었다.

  요셉은 요즘처럼 사회가 젊은이한테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한편 모든 면에서 젊음을 의식하며 돌아가는 때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다 노인들의 질투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젊은 시절 살아남기 위해 자기 스스로 굴복했던 권위에 대한 권위적인 방식의 복수인 셈이었다.

 

 - 태연한 인생, 은희경, 창비,  204쪽

근래들어 가장 궁금했던 문제

'어째서 이리도 무례한 노인이 많은가?'

에 대한 촌철살인의 답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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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식탁, 윤고은 / 문학과지성사

 

 

 

 

혼자 '자유롭게' 밥을 먹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이어폰에 누군가는 휴대폰에 의지해서 밥을 먹을뿐.

 

혼자 무엇인가를 할 줄 아는게 어른스럽다고

그걸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젠체했었지만,

결국엔 나도 외로운 인간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밥먹는 것조차 혼자 할 수 없다니'하고

자조하기 보다는,

'누구와 이 기쁜 시간을 함께 할까'하고

두근거려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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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양창순 / 센추리원

 

 

'건강한 까칠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나에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했다.

 

'누구나 그렇다'는 말은 큰 위로가 되었다.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 마음의 숙제들은 여전하지만.

거절받을까봐 미움받을까봐 걱정하느라 속만태우고 하고 싶은 말은 정작 삼켜버리는 내가 아니라

내부와 외부의 압력을 잘 조절해서 건강해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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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 마음의 숲

작가는 말한다.

" 왜 20대에는 제대로 산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고, 모든게 갑자기 부질없어 보이는 것일까?

그건 어쩌면 20대에는 결과는 없고 원인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할 수 있는 일을 매일하자

그럼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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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예쁜것, 박완서 / 마음산책

 

 

'그리운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이라는 조금은 가슴 먹먹한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짤막하게 쓴 글들과 문답을 엮어놓은 책이다.

 

그 중에서 내가 고른 한 컷은,

초등학생이 보낸 질문에 대한 작가의 답인데 내용은 위와 같다.

 

이 부분을 읽는데 마치 작가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그러니 괜찮다. 너는 너만의 책을 쓸 수 있어"라고.
"너의 경험을 녹여내면 그게 바로 너만의 글이란다"라고..

 

그러니 용기를 내어 작가의 꿈을 계속 꿀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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