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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지옥(紙屋), 윤성현 / 바다봄

 

 

"Video kill the radio star"

정말일까?

 

 

내가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아빠가 친구의 부탁을 거절못해 사오셨던 워크맨이 나의 첫 라디오였다.

그땐 가끔 운이 좋게 주파수가 잡히면 듣는 정도였지만

본격적으로 듣게 된 건 중학교때부터였던 것 같다.

 

 

공부란걸 한답시고 밤늦게까지 책상에 앉아서

책상 바로 옆에 놓여있던 낮은 책꽂이 위의 라디오를 듣고있자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소녀 감수성으로 음악과 사연을 들으며 혼자 훌쩍이기도, 보고싶은 사람들을 생각하기도 했다.

어릴 때 같은 동네를 살았던 매일 날 괴롭혔던 그 남자애부터, 보고싶은 선생님, 옆집살던 언니까지.

'보내지 못할 편지'를 써보기도 하고 짝사랑하던 남자애를 생각하며 일기도 쓰곤 했다.

 

 

 

 

지금까지도 내가 라디오를 좋아하는건,

라디오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설레는 건-

그때의 그런 소소한 추억들이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전화하기도 애매하던 그 시간에 내 친구가 되어주던 수 많은 사람들의 사연, 음악들.

그게 하나하나 나에게 소중한 기억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혹자는 비디오 세대가 도래하면 라디오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보여주기에 너무나 심취한 이 시대, 그래서 모든 것을 자막으로만 대체하려고 하는 이 시대에

라디오는 분명히 달콤한 목소리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다.

아주 오래도록 많은 이들을 매료시킨 그 달콤함으로 ...

 

 

   

 

 


 

 

 

 https://youtu.be/Dr4O0H_68Nc

 

내가 윤상님 곡들 중에서 참 좋아하는 곡.

GMF 늦은 밤 이 곡을 부르시던 윤상님 정말 멋졌다.

 

 

 

마지막으로,

윤이모! 희열님 음악작업좀 빨리 끝내고 또 뭉치자고 해줘요

보고싶어 현기증난단말예요

 

 

희열옹을 향한 펜레타를 붙이는 까닭 :

혹시라도 라디오천국 검색하다가 내 블로그에 들어와서 이걸 보고 닭살돋으라고...

스아실 .. 얼른 돌아오라는 구애작전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그는 옳다. 그는 깊은 목소리로 우리를 울리기도 다독이기도 했고 방정맞은 목소리로 우릴 웃겨주기도 했다. 고로 그는 늘 옳다.

스물하나 첫사랑을 군대에 대여해준 그 날 울리지않는 전화기를 붙잡고 참 많이도 울었다. 그 해 겨울은 쉽게 어둠이 찾아왔고 참 많이 추웠다. 그럼에도 그 해를 또렷이 기억하는 것은 라천을 만난 시간이기 때문이다.

스물 셋 원치않게 시작한 시험공부는 날 무기력하게 했다. 힘들게 살아오신 부모님의 간곡한 부탁은 거절하기 힘들었다. 해보자 그래 해보자 하고 시작한 공부는 날 외롭게 했다. 누우면 꽉차는 작은 고시원, 창문이 없어 늘 어둡던 그 방에서 나는 조금씩 자주 울었다.입밖에 내기힘들던 그 말을 부모님께 하고 공부를 그만두던 날 난 하늘을 날듯이 기뻤다. 그러나 그 해 겨울 나는 첫사랑에게 이별을 고했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를 알지못해 많이 혼란스럽던 2011년의 봄이 지나고 열심히 취업을 준비했으나 모두 탈락.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싶던 욕구였을까. 난 첫사랑에게 연락을 해 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는 이야기. 밤은 어두운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었던 어린시절 그 막막하던 때처럼 난 조용히 울었다.

그 시간을 견디게 한 것은 분명히
유희열, 당신과 라디오천국이었음을.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거라고 외치는 친구하나. 그 친구와 만나게 해준 것도 친구 필통에 자그맣게 적혀있던 ATM이었음을.
그 친구와 함께 이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음을.


고마워요 라디오천국. 앞에 놓인 시간들 아껴쓰고 귀히쓰는 제가 될거예요.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열심히 시간을 달려봐요. 
 
- 성남에서 있었던, 라디오천국 '첫' 공개방송 Thank you(2011.10.27)에 다녀온 후 적었던 팬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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