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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가만히 / 강아솔, 매일의 고백

가만히 잘 지내다가도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날이 있다.

마음에 있던 큰 기둥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같은 날.

아니 언제 내 마음에 그런 든든한 것이 있었나 싶게 허무한 날.



오늘이 나에겐 그런 날이었다.

몸이 피곤하기도, 또 마음이 헛헛하기도 했던 그런 날

이 노래를 만났다.

나에게 위로가 된 곡을 공유한다.


 




<매일의 고백> 



걸어왔던 내 걸음걸음이
쉬이 지워진다 느껴질 때
원치 않는 마음들이 날 붙잡을 때

안기고 싶던 이 마음을
소리 없이 감싸준
나를 향한 그대의 그 사랑

어떻게 하면 이 고마운 맘
조금의 상함 없이
온전히 그대의 맘속에 전할 수 있을까

나는 오늘도
그대가 건네준 이 온기를 신고서
그 어떤 슬픔도
그 어떤 눈물도
넉넉히 견뎌 걸어간다

포기할 용기보다 나아갈 용기가 커진 날 보며
이제 조금은 안심하고 널 응원 할 수 있겠다 말해준
나보다 강한 마음으로 날 지켜봐 줬던
너를 생각하며
이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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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친구 하나 / 9(9와 숫자들), 문학 소년



 

항상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는 학생.

긍정적 사고로 미래를 계획하는 학생.



도합 12년간의 초중고생활동안

내 생활기록부에 남은 기록은 대략 위와 같은 내용이다.



선생님께 예쁨받고 싶고 친구들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열심히 살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늘 무거운 비구름이 고여있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체육시간의 풍경은

중학교 시절 약간 더운 계절에 눈이 부실듯한 볕이 있던 흙바닥 운동장.

그 때 나는 시건방지게도 이런 생각을 했었다.

'산다는건 별게 아닐지도 몰라'

그때의 나는 많이 외로웠다.

날이 따뜻해도 늘 맘은 시리던 시절이었기에.



얼마전 친구가 페이스북에 C가 보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내 기억 속 체육시간 풍경에도 그 친구가 있었다.

친한 친구들 앞에서만 씨니컬해지던 내가 내뱉는 말들을 진중하게 들어주던 그 친구.

항상 책을 많이 읽었고, 내가 읽는 책들에도 관심을 보여줬던 친구.

그 친구는, 어서 돈을 버는 어른이 되고싶다던 나에게

어른의 삶은 많이 고단할 것 같다고, 너무 일찍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내 걱정을 해줬었다.



수능이 끝난 후 함께 얼굴을 보던 날

친구 하나하나에게 줄 편지를 써왔던 그 친구, "참 너 답구나" 했었다.



기억속에 함께인, C가 나도 무척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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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시간 다가올 때마다
이상하게도 난 머리가 아파서
운동장 한구석 모래 구름 속
올 것 같지 않던 미래를 바라봤어

수학시간 수많은 공식들
꼼꼼히 내 삶을 대입해보아도
원하는 값은 구할 수 없고
복잡한 계산은 나와 맞지 않았어

선생님 말씀 공감하지만
내 안의 의심을 잠재울 수는 없었고
친구들 얘기 함께 웃어도
고작에 그런 게 유일한 기쁨일 리는 없어

세상이 궁금해서 들춰본 책장 속엔
기대치 못한 슬픔과 고독만이 가득했었고
내일이 궁금해서 내딛은 한 걸음이
너무 길고 고단한 여행이 됐네

산더미처럼 쌓여만 가던
숙제는 여전히 제일 밑 서랍 속에 있어
버리지 못한 편지 다발도
비좁은 침대 틈 깊숙히 숨겨뒀어

사랑이 궁금해서 불러본 노래 속엔
원치 않았던 이별과 상처만이 가득했었고
네 맘이 궁금해서 건네 본 한마디로
몇 해를 난 후회로 보내야 했네

언제나 혼자였던 내 곁에 다가와
넌 무슨 책을 좋아해 하고 물었지
대답하진 못했지만 우린 알고 있었어
그것은 대단히 거창한 푸념일 뿐이란 걸

세상이 궁금해서 들춰본 책장 속엔
기대치 못한 슬픔과 고독만이 가득했었고
네 맘이 궁금해서 건네 본 한 마디로
몇 해를 난 후회로 보내야 했네
너무 길고 고단한 여행이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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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 9와 숫자들, 높은 마음

노래를 들을때 음이냐, 가사냐 두가지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난 망설임없이 가사를 선택한다.

가사가 좋아 마음에 머물지 않으면 음들은 쉽게 흩어져버린다.



우연히 들은 후 마음에 콕하고 박혀버린 노래.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버린 나는,

이렇게 평범하게 살기위해 발버둥을 쳤으면서도

가끔은 정말 이렇게 평범히 살다가 죽는 게 맞나 하는 자괴감이 들때가 있다.

특히나 반짝이는 주변 사람들을 볼 때 더욱.

잘못하다간 그 마음이 시기와 질투로 번져버리기에

그런 마음이 들때면 그런 생각 속으로 깊이 더 깊이 헤엄쳐 들어가도록 나 자신을 내버려둔다.

그렇게 두다보면 또 다시 나의 삶의 현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지금도 나에게 글을 쓸거냐고 물어주는 친구가 있다.

이젠 완연히 월급에 정복당한 직장인인 나를 보면서도,

그렇게 물어주는 친구가 고맙다.

지금 이렇게 나는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밝은 눈으로 바라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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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 위에 새겨진 예쁜 그림 같은
그럴듯한 그 하루 속에
정말 행복이 있었는지

몸부림을 쳐봐도 이게 다일 지도 몰라
아무도 찾지 않는 연극
그 속에서도 조연인 내 얘긴

그래도 조금은 나
특별하고 싶은데
지금 그대와 같이 아름다운 사람 앞에선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밝은 눈으로 바라볼게
어둠이 더 짙어질수록
인정할 수 없는 모든 게
사실은 세상의 이치라면

품어온 옛 꿈들은
베개맡에 머릴 묻은 채
잊혀지고 말겠지만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같혀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활짝 두 귀를 열어둘게
침묵이 더 깊어질수록
대답할 수 없는 모든 게
아직은 너의 비밀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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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곁 / 검정치마, 내 고향 서울엔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낸 나에게 '고향'이라 함은,

풀냄새 소똥냄새 풍기는 '시골'이어야 함이 마땅했는데

이런 나의 고정관념이 깨진 것은 아주 뒤늦게, 대학 입학 후였다.

(시골에서 이사를 와 경기도에서 초중고를 다녔지만, 의외로 서울이 고향인 아이들은 드물었다.)



대학에 와보니 고향이 '서울'인 아이들이 넘쳐났다.

서울의 풍경이라곤 90년대 이후의 풍경만을 기억하는 나로써는

서울의 유년기란 상상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백미는 '뮤직비디오'라고 말할 수 있다.

'내 고향 서울엔' 뮤직비디오에는 겪어보지 않은 80년대 서울의 풍경이 가득하고

이 영상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그들의 유년기를 나도 공감할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나에게 서울은, 대학 시절 또 이후 직장인 시절을 담고 있지만

뛰어놀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어린 시절은 품고 있지 않기에

차갑고 냉정한 도시로 여겨질 때가 많았는데

이 앨범을 듣고 있자니 서울의 곁을 본 것만 같다.

이 도시에서 살아갈 날이 앞으로 얼마나 더 될지는 모르지만

따뜻한 추억이 쌓였으면 좋겠다.

 


   
 

부산 집 화단엔 동백나무 꽃이 피었고
내 고향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안부를 물어 볼 때면
틀리지 않고 말할 수 있죠
`거긴 벌써 봄이 왔군요` 하지만
내 고향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눈 비비며 겨울잠을 이겼더니
내 고향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쌓여도 난 그대로 둘 거에요

발 디딜 틈 없는 명동 거리로
그대 살던 홍대 이층집 뜰에
우리 할아버지 산소 위로
조용히 쌓여만 가네
내 고향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얼었던 내 마음도 열 틈 없이
내 사랑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쌓여도 난 그대로 둘 거에요
쌓여도 난 그대로 둘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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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술 한 잔하고 부르고 싶은 노래 / Baby Baby, 위너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적당히 기분좋게 마신 뒤 돌아오는 길에

어쩐지 쓸쓸해질 때가 있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괜히 보이지도 않는 하늘이 높은 것만 같고

눈에 스민 공기에서는 박하향이 나는 것 같은 그런 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오던 길

한강대교를 건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랜덤플레이로 만난 이 노래는

내 기분과 딱 궁합이 맞았다.


검색해보니 이 노래에 19금 딱지가 붙어있던데

아마도 남녀간에 '베이비 오늘 우리 하룻밤 같이 할래?' 이런 느낌이라 그런가(그렇다해도 이해불가지만)

헛헛한 어느 날 나에게 이 노래는

'언젠가 술 한 잔하고 부르고 싶은 노래'로 리스트업되었다.

'오늘 이렇게 계속 같이 있어요 다들 집에 가지 말구요~'하면서 부르고싶은 노래.



 




Baby baby 이 밤이 싫어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Hey girls 안 바쁘면
오늘 밤은 나와 함께 있어줄래
Oh baby 별거 안 바래
그냥 말동무 좀 해줘요

My friends 오늘 뭐 하니
우리 술 한잔 기울일까
너 바쁘구나 그렇다면 다음에
얼굴이나 한번 보자

Baby baby 이 밤이 싫어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우리 함께 외로운 이 밤을 지새워요
모든걸 잊고 다같이 취해가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침대 위에 표류해 쓰는 SOS
뭐해 라고 보낸 톡방은 셀수없네
웅크리고 앉어 한없이 작아져
세상의 소음보다
정적이 더 시끄러워 shut up

거리엔 여자들이
비처럼 쏟아지듯 내려와
근데 맞을 일이 없어
머리 위 우산 좀 내려놔
새벽은 너무 길고
시처럼 너의 답은 짧어
해가 뜨면 다시 또
그렇게 잠이 들고 말 걸

Baby baby 이 밤이 싫어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우리 함께 외로운 이 밤을 지새워요
모든걸 잊고 다같이 취해가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시간이 지나면 지나갈수록
사랑을 향한 그리움만 커져서
난 아무것도 못하죠
날 좀 제발 살려줘요

Baby baby 이 밤이 싫어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우리 함께 외로운 이 밤을 지새워요
모든걸 잊고 다같이 취해가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Baby baby 이 밤이 싫어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우리 함께 외로운 이 밤을 지새워요
모든걸 잊고 다같이 취해가요

Baby baby 혼자가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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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민의 연속 / 비틀비틀, 정인

아침 일찍부터 기운이 빠지는 날들의 연속

어느 것에도 감흥이 없고, 일하는 시간이 버겁던 시간.

조금은 힘이 날 것도 같은 노래

일의 성격은 다르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들. 하고 조금은 안도하게 된다.


'이 시기만 지나면 곧 편안해질거야', '이 시기만 견디면 고민은 없을거야'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것은 대체로 다른 세계로 향하기 위해 준비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란 없었고 언제나 비슷한 고민에 놓이게 되었다.


인생은 고민의 연속임을 수긍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고민은 깊이가 깊기도 또 얕기도 하지만 언제나 고민은 이어진다.

까만밤을 고민으로 보내는 숱한 날들이 지나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새로운 자리에 서있곤했다.

그것을 알면서도 매번 고민 앞에 나약한 것은 인간인지라.. 고민은 인간의 숙명인 듯 하다.






비틀비틀 걸어도
미끄러져 굴러도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미친 듯이 아파도
헝클어져 못나도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인정받고 싶었어
나만의 무대가 너무 간절했어
내 목소릴 찾고 싶어서
수백 곡 수천 곡 부르고 불렀어

반복되는 녹음
끝없는 두 마디
난 안 될 거라고
내려놓은 마이크
다시 잡아본다
나만 그런 건 아냐

비틀비틀 걸어도
미끄러져 굴러도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미친 듯이 아파도
헝클어져 못나도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진짜가 되고 싶었어
부끄러운 박수는 너무 무거웠어
거품처럼 사라질까 봐
수많은 멜로디 썼다가 지웠어

10년이 지나도
끝없는 질문들
왜 아직 부족할까
힘들 때 들었던
개리 오빠의 가사
나만 그런 건 아냐

비틀비틀 걸어도
미끄러져 굴러도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미친 듯이 아파도
헝클어져 못나도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애쓰지 말아
오늘도 내일도 어제가 될 뿐이야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미친 듯이 아파도
헝클어져 못나도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비틀비틀비틀비틀비틀 걸어도
나 흘러갈래 나 흘러갈래
미친 듯이 오 미친 듯이 아파도
나 흘러갈래 나 흘러갈래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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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할 수 있는 두려움 / 김진표, 돌아갈 수 있다면 (feat.임창정)

 

모든 외사랑은 찌질하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외사랑을 한다.

'신사의 품격'의 서이수처럼 "짝사랑에 적성도 있고 소질도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번 시작한 이상 맘을 정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외사랑이, 방향성과 소통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할 때

'시기가 엇갈린 사랑'도 비슷한 맥락이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모든 '사랑'이란게 같은 시기에 서로가 서로를 좋아해야 하는 일이니만큼

방향이 엇갈린다던지 그 마음을 서로 알지 못한다던지 하는 문제는

중대한 문제이고, 해결되지 못할 경우 정말이지 '문제'가 된다.

 

 

 

 

 

김진표의 음악은 대체로 궁상맞다.

쿨한척 하지만 궁상맞은 이 남자의 면모는, '믿을진 모르겠지만 (김진표 3집 수록곡)'에 잘 녹아있는데

사랑을 끝내놓고 어쩐지 쉽게 돌아서지못하고 술에 취해 전화를 걸고 미안해하는

그런 '궁상맞음'이 그에게 있다.

사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노는오빠의 모습도 충분히 섹시하지만('목격자는 필요없어', '350초 미친년 추격전' 등)

'여자꼬시기 챔피온'의 모습만으로는 긴 매력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인지 그는 간간히 '찌질하다'

 

 

 

이 곡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가치나 무게를 얕잡아 '찌질'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길) 

소극적 사랑이 으레 그러하듯 노래 속 주인공은 망설이다가 결국 사랑을 놓친다.

편한 친구처럼 혹은 애인처럼 지내는 여자에게 마음을 전하기가 어쩐지 망설여졌고

그 결과 그 때를 '돌아갈수만 있다면'하고 회고하는 모습은 충분히 궁상맞고 찌질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모든 외사랑이 그러한것을.

 

 

 

이 곡의 백미는 임창정의 목소리다.

우리동네 노래방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임창정의 노래를 선곡하면 나오는 뮤직비디오는 항상 '슬픈 혼잣말'이다.

내용은, 가난한 남자가 자신을 떠나는 여자에게 마지막 선물로 자신의 고물차를 팔아 시계줄을 선물하는 그런 내용.

오헨리 단편선의 내용 중 하나를(크리스마스 선물 이었던가?) 오마주한 느낌이 들기도 한 이 뮤비때문인지

내 머릿속에 임창정은,

사랑앞에 망설이고 그 끝에 결국 사랑을 놓치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심지어는 소주 한 잔을 앞에 두고 떠난 연인을 그리는 그가 아니던가!)

그런 스테레오타입때문인지 임창정의 목소리와 이 곡의 가사는 정말 잘 어울린다.

'정말이지 그런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감정이입이 제대로 된다.

 

 

 

오래된 사람을 잃고싶지 않아 그 사랑을 놓쳐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쉽게 흘려들을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모든 연애란 결혼으로 결론지어지지 않는 한 끝이 있기 마련이고 

그 끝에는 이 사람을 잃어야 한다는 생각이 시작조차 불가능하게 했다는 점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끝은, 언제나 두렵다.

경쾌한 '이별'이란 있을 수 없으니까.

'우리 헤어지지만 연락은 하고 지내자' '그래'하고 지낼 수 있는 연인사이가 얼마나 될까.

그렇기에 끝은 두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이 찌질한 남자의 '두려움'에 대하여

공감해주자.

그리고 함께 들어주자. 음악을, 그의 목소리를.

 

 

 

 

 

 

  돌아갈 수 있다면 (feat. 임창정)  

   김진표 / JP6  

 

 

우리 처음 영화 보러 갔던 그때. 서로 호감을 가졌던 그때.
며칠 전부터 나는 맘 굳혀. 무조건 니 손을 잡으려 했는데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네 너무나 바보 같게도 나는 끝내
니 손 근처에도 가지 못해. 손만 움찔하다 영화는 끝났네
정말 시간이 너무 아깝게. 앞에 너가 있는데도 나답게
말하면 되는데 안타깝게 좋아한단 한 마디 나는 못하고
잘 지냈어? 이거밖에 그럴 때마다 너는 수줍게 대답해.
마음과는 다르게 나 괜히 차갑게 내가 생각해도 내가 답답해

 

**
내가 너에게 다가갈 때 넌 누군가의 옆에 있었고
니가 내게 다가올 때 난 괜히 더 멀리 도망갔고
너가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난 너의 행복을 빌었고
내가 누군가와 함께 할 때면 너는 어딘가 조용히 사라졌고

지난 날 지난 날 너와 함께였던 날 한번 만 한번 만 돌아갈 수 있다면
사랑해 이젠 늦어버린 가슴 속 한마디 돌릴 수만 있다면 돌아갈 수 있다면 너에게로.

너가 내게 선물을 줬을 때. 밤늦게 문자를 남겼을 때.
어느 날 밤 술에 취해 너가 도대체 우린 무슨 사이야 물었을 때.
난 단 한 순간도 솔직하지 못했지 반의반도
그때 말했어야 했는데 그때 널 잡았어야만 했는데.
 

(반복)

우리 둘이 잘 어울린다고 너무 닮아 마치 남매 같다고
주위에서 말해도 암만해도 인연인가 보다 모두 말해도
두려웠나 봐 너를 사랑 하는 게 언젠간 헤어진다는 게
지금처럼 지내는 것 조차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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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이 / 전기뱀장어, 송곳니

 

 

 " 눈부신 태양 아래 우리 함께 걸을 때
차가운 내 손을 잡아
초라한 내 모습 불안한 내 두 눈
네게 보여주고 싶어 "

 

- 전기뱀장어, 송곳니 -

 

좋고 예쁜 부분은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보여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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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어요 / 브로콜리너마저, 할머니

브로콜리너마저 - 할머니
2집

 

 
마흔네 살 되던 해에 우리 어머닐 낳으신 나의 할머니는
갓난 엄마를 안고 '아이고 야야 내가 니가 시집가는거나 보고 가겠나' 하셨다는데
어제는 내 두 손을 잡으시면서 '이제는 니가 이래 많이 컸는데, 내가 언제까지 살라 카는지' 하시네요

내 잡은 손을 놓지도 못하면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혀지나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없던 일이 되나요
수많은 세월이 더 많은 시간으로 덮여도
변하지 않는 것들, 잊혀지지 않는다는 건

'가만히 있으면은 시간이 참 안가, 이제는 내가 뭐 잘 할 것도 없고.
이제 니를 몇번이나 더 보겠노' 하시네요

난 다시 일을 하러 가야 하는데

인생의 바쁜 시간이 지난 뒤에 남은 기억은 더 선명해진다는데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차를 타고 시골에 가던 날

엄마는 앞자리에서 하염없이 울고 있었고

나는 뒷자리에서 유난히 하얗던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도 조용해서 그대로 땅 밑으로 고꾸라질 것 같았기에

이어폰을 귀에 꽂고 랜덤플레이를 눌렀다.

 

그러자 흘러나오던 이 곡

결국엔 나도 눈물이 터지고야 말았었다.

 

 

 

마흔살에 우리 엄마를 낳으신 나의 외할머니

막내인 우리 엄마의 막내가 수능시험을 본 날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

 

유난히 할머니가 더 보고싶어지는 오늘이다.

 

 

 

할머니 형문이가 다음주면 군대를 가요

쪼꼬맣던 애기가 할머니가 '조심! 아 깨지것다' 하고 걱정하셨던 그 애기가요.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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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을 한다면 / 4men, my angel & TOY, 딸에게 보내는 노래

어른들이 슬슬 내게 결혼이야길 물어온다.

그리고 하나씩 덧붙는 어드바이스들

'~한 남자를 만나라'고들 말하는데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지만) 보태지다보니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내가 결혼을 한다면, 그 남자는

'아이를 키우며 함께 늙어가기에 괜찮은' 사내일 것이다.

내가 가장 우선에 두는 조건도 그것이니까.

 

아이와 엄마는 많은 노력이 없어도 유대감이 강하게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생각한다.

초기 양육과정에서 필수불가결적이게 피와 살을 나누고 또 나와서는 살을 맞대는 관계란 정말이지 특수하니까.

그러나 아빠와 아이의 관계란 건 아빠의 노력없이는 유대감이 형성되기 어렵다.

(아이가 아빠를 경쟁자로 인식하고.... 하는 심리학적인 설명없이도 아이와 아빠는 일단-일반적으론-밀착도가 떨어지니까)

그렇기에 '아이에 대한' 노력을 어느정도로 해줄 수 있는가가 나에겐 무척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남녀간의 관계란 건 빛을 잃고 시들기 마련

뜨거운 사랑도 좋지만 은근한 온도로 서로를 믿고 삶을 공유하는 것이 난 더 좋기에

남자를 볼 때 중요하게 보는 점은

(결혼을 통해 맺어질) 부녀 혹은 부자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사람인가? 하는 점이다.

 

 

아이의 한번뿐인 그리고 무척 짧은 어린시절을 귀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아이의 상처와 실망감을 사려깊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희망사항을 적으라면 밤새서 말할 수도 있지만,

다음의 노래로 그 설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아이에 대한 아빠의 사랑을 담은 동시에!

(불면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노래 두 곡, 임상실험 1명)

 

 

 

 

My angel My angel 나에겐
내겐 저 하늘이 주신 큰 선물
내 맘에 잠든 예쁜 사랑
My angel My angel 나에겐
내겐 이 세상이 주신 큰 기쁨
잘자요 예쁜 나의 사랑
굿나잇

넌 나의 천사가 맞다면 난 너의 날개가 될게
넌 나의 하늘이면 난 너의 별이 될게
 

 

 

 

세상 모두 멈춘 것 같은 밤
방 안 가득 별빛 쏟아져 내려
지친 하루 피곤한 모습의 엄마와 우릴 닮은 니가 잠들어 있단다

처음 샀던 엄지만한 신발 품에 안고 기뻐하던 어느 봄날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던 엄마의 얼굴 그토록 밝게 빛나던 4월의 미소
영원히 잊지 못할 설레임 가득하던 엄마의 눈망울

사랑스런 너를 만나던 날 바보처럼 아빤 울기만 하고
조심스레 너의 작은 손을 엄만 한참을 손에 쥐고 인사를 했단다

살아가는 일이 버거울 때 지친 하루 집에 돌아오는 길
저 멀리 아파트 창문 새로 너를 안고 반갑게 손을 흔드는 엄마의 모습
나는 웃을 수 있어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가 있으니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어른이라는 이름 앞에 때론 힘겨워 눈물 흘릴 때면
이 노래를 기억해 주렴
너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작은 선물
꿈 많던 엄마의 눈부신 젊은 날은 너란 꽃을 피게 했단다
너란 꿈을 품게 됐단다
그리고 널 위한 이 노래

너의 작은 손 빛나던 미소
소중한 우리가 있으니

기억해 주겠니 널 위한 이 노래
소중한 우리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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