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에 해당되는 글 15건

듣기

소년이 부르는 노래 / 델리스파이스, 챠우챠우

 

차우차우를 들어야 할 것 같은 날씨.jpg

 

 

약간의 습기가 있는 여름날

가지고 있는 문제를 완전히 처리하진 못했지만

어느정도는 해결을 해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 진 시간,

떠오르는 노래 하나.

 

 

볼륨을 최대한으로 올리고 '둥둥둥-' 시작되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

나도 모르게 내 심장도 같이 둥둥둥.

그것이 이 곡의 매력이다.

조금 길다싶은 '말소리없는' 반주와

그 뒤에 이어지는 다짜고짜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사춘기 남자애같은 목소리의 고백.

 

 

나는 '소년'을 사랑한다.

두근대는 마음 앞에 어쩔 줄 모르고

수줍어하는 그 모습

잡은 손에서 쿵쿵대는 심장이 느껴지는, 소년.

아름다운만큼 짧은 소년의 시기는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단 두 마디뿐인 노래로 남아

두 마디를 곰씹으며 회상에 잠기는 우리를 발견하게 한다.

 

 

이 곡은 우리가 소년 소녀였던 그 때,

목소리를 듣기위해 한참 숨을 고르고 전화버튼을 누르던 그때

대화 속에 녹아있는 달콤한 기운에 베시시 웃음이 나던 그때

그때로 돌아가게 한다.

 

 

헤어짐을 고했을 때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던지,

온전히 마음을 주던 사람에게 거리를 두고 나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이었는지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회는 지속된다.

이 후회를 접을 수 있는 때가 언제쯤 오려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산뜻한 초록의 기억에서 결국엔 먹먹한 회색빛이 되어버리는 기억.

그것이 나의 첫사랑이다.

 

 

 

 

 

 

,
듣기

퇴근길 생각나는 노래 / 검정치마, international love song

 

 

 

 

I wanna be with you
oh I wanna be with you
through the rain and snow I wanna be with you
oh I wanna be with you

and I really really wanna be with you
I'm so very lonely without you
I can hardly breathe when you are away
without you I might sleep away all day

so you can come and see me in my dreams
you can come and see me in my dreams
oh my eyelids are heavy
but my heart's filled with bright lights
sleep all day to see you
you'll be in my arms tonight 

- 검정치마, international love song

2집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

아티스트
검정치마
발매
2011.07.13, Sony Music
장르
록/포크(국내)

리뷰보기

 

 

 

 

힘이 실리지 않은 목소리, 그래서 베개에 누워서 조용히 흘러나와도 좋을만한 곡

퇴근 길 버스 앞자리에 앉는 이유는 발을 받쳐주는 받침대가 있기 때문이다.

발을 올리고 다리 위에 가방을 두고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손가락을 차창에 두드리는 그 시간의

평화와 고요는 3시간 왕복 출퇴근길에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

 

 

면허를 따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 걱정없이 창밖을 응시하는 시간이 좋아서-

 

 

그 시간 추천하고싶은 노래 한 곡.

 

 

따뜻한 물에 들어가 노곤해진 몸을 두툼한 이불 위에 던지듯 떨어뜨려

푹신한 베개를 베고 잠드는 시간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꼭 그런 시간이 생각나는 이유는

이제 곧 '쉼'이 있는 집으로 향한다는 기쁨이 있기 때문일까.

긴장이 서서히 풀리는 시간

이 곡을 들으며

마무리한 하루는 꿈도 꾸지 않고 푹 잠들 수 있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참 예쁜 뮤직비디오 ㅎㅅㅎ

,
듣기

세글자의 위로 / 윤기타, 울지마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지금 네가 흘리는 건
너의 마음이라서
볼 수 없잖아 나는

 

지금 내 손에 묻은
너의 마음은 뜨겁고
그래서 더 아파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널 힘들게 했던 상황들
지쳐있는 마음 모두
느껴지는 걸 어떡해

 

또 사람과 사람 때문에
아파하는 너를 이젠
내가 안아주고 싶어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울지마 울지 말아줘 울지마

 

 

 

 

열등감과 패배감에 잠 못이루던 스무살 여름 날
친구가 내게 말했다.
"자신을 불쌍히 여기면서 흘리는 눈물은 흘리지 않는게 좋다. 울지마" 라고 

그때는 그 말이 참 아프게만 들렸다.
그 뒤에 이어지던 위로는
몇 년동안이나 내 기억 밖에 놓여있었다.


힘든 일을 겪는 사람을 지켜보는 일은
참으로 괴롭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 시간을 건강히 보낼 수 있도록 다독여주는 일 뿐.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릴까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아파해줄 수 있는 이는
몇 명이나 있을까


기억은 참으로도 얄궂어서
행복한 일보다 슬픈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또 참으로 역설적으로
그 슬픈 일을 함께 겪는 이는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게 한다.


사랑에 아파한 나의 친구도,
상처받아 괴로워하던 나도,
그 모두의 젊음은 노래하나에 담긴 세글자로 성큼 다가와 곁에 앉았다.  

 

,
듣기

'내가 사랑하던' 십센치의 귀환 / 십센치 3집

취업 준비를 하던 때 자괴감과 헛한 마음에 거의 매일 새벽 3~4시에 잠들곤 했었다.

큰 실패없이 무난히 살아오던 스물여러해 동안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오묘한 감정에 쉽게 잠들지 못했다.

 

자기소개보단 소설을 지어내며, 그럼에도 서류에서 탈락하는 시간 동안

나라는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까지 들곤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뭐 그리 심각했나 싶었지만

그 시간 나는, 방문 밖에서.. 쉽게 방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망설이다 돌아서는 부모님의 발소리를 들을 때 숨죽여 울곤했었다.

 

 

그 때에 깊이 사랑했던 십센치, 옥상달빛의 노래는

지금도 향수로 남아서 가끔 우울할 때 듣곤한다.

그럼 참 이상하게도 마음 깊이에서 어쩐지 하루 더 살아보자 하는 마음이 생기곤한다.

 

 

발끝이 시려 이불속에 웅크리고 잠들었던 겨울에 십센치의 '새벽4시'를 듣곤했다.

그리고 이어지던 'Good night' 트랙 쯤에선 겨우 잠들 수 있었다.

이 시기의 나는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을 수십번씩 돌려듣곤 했는데 그 덕에 더 좋아진 사람들이 십센치, 옥상달빛이었다.

 

 

십센치는 이후로 참 유명해졌고 나도 취업을했다.

그리고 잊고지내던 어느 날 듣게 된 2집은 실망스러웠다.

정말 괜찮은 ep를 내놓고 정식 1집까지도 괜찮았는데 2집은 이상하게 허세가 느껴지고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을 들었던 이들이면 알겠지만) 노는오빠 컨셉이 그닥 어울리지 않는 소년소년 한 사람들이 애써 섹시하려는 모습이랄까.

 

 

 

 


그런데 3집!

다시 내가 사랑하던 십센치가 돌아왔다.

아메리카노 같은 곡은 '소 뒷발로 쥐잡은 듯이 얻어걸린거라 더는 못만'든다고 고백하고

'주워들은 이야기도 바닥났'음을 털어놓으며 '좋은 차도 타고싶고 좋은 옷도 입고 싶'은 귀여운 욕심을 드러낸다.

그들이 원하는 '노력없이 부자되'는 일이 힘을 빼고 지금같은 음악을 하면 가능할 것도 같다.

장난스러움과 시니컬한 농담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십센치가 오래도록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나도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일을 하고,

어른다운 어른으로 나이들고싶다. 길게길게 행복하고싶다 나도.

,
듣기

인생은 금물! / 언니네 이발관, 인생은 금물

 

 

 

 

이상하게(당연한건지도 모르지만)

수험생이던 시절에 듣던 음악은 긴 시간이 흘러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흥얼흥얼 대강의 가사까지 읊어댈 수 있다.

음악 듣는 것 이외에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인건지.

 

 

그 때 들었던 음악이, 갑자기 책을 읽는데 툭하고 떠오른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책과 노래가 말하듯, 우리 모두의 삶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결국 말을 듣지 않고 어느 누군가를 향해서 별이 되어 주러 떠나" 이 곳에 살고있다.

 

 

 

 

바보같은 선택을 해버린 과거의 나에게 화를 내야할지 웃어야할지는 결국 인생의 끝자락에서야 알 수있으려나.

,
 [ 1 ]  [ 2 ] 

최근 댓글

최근 트랙백

알림

이 블로그는 구글에서 제공한 크롬에 최적화 되어있고, 네이버에서 제공한 나눔글꼴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링크

카운터

Today :
Yesterday :
To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