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부르는 노래 / 델리스파이스, 챠우챠우
차우차우를 들어야 할 것 같은 날씨.jpg
약간의 습기가 있는 여름날
가지고 있는 문제를 완전히 처리하진 못했지만
어느정도는 해결을 해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 진 시간,
떠오르는 노래 하나.
볼륨을 최대한으로 올리고 '둥둥둥-' 시작되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
나도 모르게 내 심장도 같이 둥둥둥.
그것이 이 곡의 매력이다.
조금 길다싶은 '말소리없는' 반주와
그 뒤에 이어지는 다짜고짜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사춘기 남자애같은 목소리의 고백.
나는 '소년'을 사랑한다.
두근대는 마음 앞에 어쩔 줄 모르고
수줍어하는 그 모습
잡은 손에서 쿵쿵대는 심장이 느껴지는, 소년.
아름다운만큼 짧은 소년의 시기는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단 두 마디뿐인 노래로 남아
두 마디를 곰씹으며 회상에 잠기는 우리를 발견하게 한다.
이 곡은 우리가 소년 소녀였던 그 때,
목소리를 듣기위해 한참 숨을 고르고 전화버튼을 누르던 그때
대화 속에 녹아있는 달콤한 기운에 베시시 웃음이 나던 그때
그때로 돌아가게 한다.
헤어짐을 고했을 때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던지,
온전히 마음을 주던 사람에게 거리를 두고 나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이었는지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회는 지속된다.
이 후회를 접을 수 있는 때가 언제쯤 오려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산뜻한 초록의 기억에서 결국엔 먹먹한 회색빛이 되어버리는 기억.
그것이 나의 첫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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