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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곁 / 검정치마, 내 고향 서울엔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낸 나에게 '고향'이라 함은,

풀냄새 소똥냄새 풍기는 '시골'이어야 함이 마땅했는데

이런 나의 고정관념이 깨진 것은 아주 뒤늦게, 대학 입학 후였다.

(시골에서 이사를 와 경기도에서 초중고를 다녔지만, 의외로 서울이 고향인 아이들은 드물었다.)



대학에 와보니 고향이 '서울'인 아이들이 넘쳐났다.

서울의 풍경이라곤 90년대 이후의 풍경만을 기억하는 나로써는

서울의 유년기란 상상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의 백미는 '뮤직비디오'라고 말할 수 있다.

'내 고향 서울엔' 뮤직비디오에는 겪어보지 않은 80년대 서울의 풍경이 가득하고

이 영상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그들의 유년기를 나도 공감할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나에게 서울은, 대학 시절 또 이후 직장인 시절을 담고 있지만

뛰어놀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어린 시절은 품고 있지 않기에

차갑고 냉정한 도시로 여겨질 때가 많았는데

이 앨범을 듣고 있자니 서울의 곁을 본 것만 같다.

이 도시에서 살아갈 날이 앞으로 얼마나 더 될지는 모르지만

따뜻한 추억이 쌓였으면 좋겠다.

 


   
 

부산 집 화단엔 동백나무 꽃이 피었고
내 고향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안부를 물어 볼 때면
틀리지 않고 말할 수 있죠
`거긴 벌써 봄이 왔군요` 하지만
내 고향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눈 비비며 겨울잠을 이겼더니
내 고향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쌓여도 난 그대로 둘 거에요

발 디딜 틈 없는 명동 거리로
그대 살던 홍대 이층집 뜰에
우리 할아버지 산소 위로
조용히 쌓여만 가네
내 고향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얼었던 내 마음도 열 틈 없이
내 사랑 서울엔 아직 눈이 와요
쌓여도 난 그대로 둘 거에요
쌓여도 난 그대로 둘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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