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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할 수 있는 두려움 / 김진표, 돌아갈 수 있다면 (feat.임창정)

 

모든 외사랑은 찌질하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외사랑을 한다.

'신사의 품격'의 서이수처럼 "짝사랑에 적성도 있고 소질도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번 시작한 이상 맘을 정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외사랑이, 방향성과 소통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할 때

'시기가 엇갈린 사랑'도 비슷한 맥락이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모든 '사랑'이란게 같은 시기에 서로가 서로를 좋아해야 하는 일이니만큼

방향이 엇갈린다던지 그 마음을 서로 알지 못한다던지 하는 문제는

중대한 문제이고, 해결되지 못할 경우 정말이지 '문제'가 된다.

 

 

 

 

 

김진표의 음악은 대체로 궁상맞다.

쿨한척 하지만 궁상맞은 이 남자의 면모는, '믿을진 모르겠지만 (김진표 3집 수록곡)'에 잘 녹아있는데

사랑을 끝내놓고 어쩐지 쉽게 돌아서지못하고 술에 취해 전화를 걸고 미안해하는

그런 '궁상맞음'이 그에게 있다.

사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노는오빠의 모습도 충분히 섹시하지만('목격자는 필요없어', '350초 미친년 추격전' 등)

'여자꼬시기 챔피온'의 모습만으로는 긴 매력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인지 그는 간간히 '찌질하다'

 

 

 

이 곡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가치나 무게를 얕잡아 '찌질'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길) 

소극적 사랑이 으레 그러하듯 노래 속 주인공은 망설이다가 결국 사랑을 놓친다.

편한 친구처럼 혹은 애인처럼 지내는 여자에게 마음을 전하기가 어쩐지 망설여졌고

그 결과 그 때를 '돌아갈수만 있다면'하고 회고하는 모습은 충분히 궁상맞고 찌질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모든 외사랑이 그러한것을.

 

 

 

이 곡의 백미는 임창정의 목소리다.

우리동네 노래방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임창정의 노래를 선곡하면 나오는 뮤직비디오는 항상 '슬픈 혼잣말'이다.

내용은, 가난한 남자가 자신을 떠나는 여자에게 마지막 선물로 자신의 고물차를 팔아 시계줄을 선물하는 그런 내용.

오헨리 단편선의 내용 중 하나를(크리스마스 선물 이었던가?) 오마주한 느낌이 들기도 한 이 뮤비때문인지

내 머릿속에 임창정은,

사랑앞에 망설이고 그 끝에 결국 사랑을 놓치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심지어는 소주 한 잔을 앞에 두고 떠난 연인을 그리는 그가 아니던가!)

그런 스테레오타입때문인지 임창정의 목소리와 이 곡의 가사는 정말 잘 어울린다.

'정말이지 그런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감정이입이 제대로 된다.

 

 

 

오래된 사람을 잃고싶지 않아 그 사랑을 놓쳐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쉽게 흘려들을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모든 연애란 결혼으로 결론지어지지 않는 한 끝이 있기 마련이고 

그 끝에는 이 사람을 잃어야 한다는 생각이 시작조차 불가능하게 했다는 점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끝은, 언제나 두렵다.

경쾌한 '이별'이란 있을 수 없으니까.

'우리 헤어지지만 연락은 하고 지내자' '그래'하고 지낼 수 있는 연인사이가 얼마나 될까.

그렇기에 끝은 두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이 찌질한 남자의 '두려움'에 대하여

공감해주자.

그리고 함께 들어주자. 음악을, 그의 목소리를.

 

 

 

 

 

 

  돌아갈 수 있다면 (feat. 임창정)  

   김진표 / JP6  

 

 

우리 처음 영화 보러 갔던 그때. 서로 호감을 가졌던 그때.
며칠 전부터 나는 맘 굳혀. 무조건 니 손을 잡으려 했는데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네 너무나 바보 같게도 나는 끝내
니 손 근처에도 가지 못해. 손만 움찔하다 영화는 끝났네
정말 시간이 너무 아깝게. 앞에 너가 있는데도 나답게
말하면 되는데 안타깝게 좋아한단 한 마디 나는 못하고
잘 지냈어? 이거밖에 그럴 때마다 너는 수줍게 대답해.
마음과는 다르게 나 괜히 차갑게 내가 생각해도 내가 답답해

 

**
내가 너에게 다가갈 때 넌 누군가의 옆에 있었고
니가 내게 다가올 때 난 괜히 더 멀리 도망갔고
너가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난 너의 행복을 빌었고
내가 누군가와 함께 할 때면 너는 어딘가 조용히 사라졌고

지난 날 지난 날 너와 함께였던 날 한번 만 한번 만 돌아갈 수 있다면
사랑해 이젠 늦어버린 가슴 속 한마디 돌릴 수만 있다면 돌아갈 수 있다면 너에게로.

너가 내게 선물을 줬을 때. 밤늦게 문자를 남겼을 때.
어느 날 밤 술에 취해 너가 도대체 우린 무슨 사이야 물었을 때.
난 단 한 순간도 솔직하지 못했지 반의반도
그때 말했어야 했는데 그때 널 잡았어야만 했는데.
 

(반복)

우리 둘이 잘 어울린다고 너무 닮아 마치 남매 같다고
주위에서 말해도 암만해도 인연인가 보다 모두 말해도
두려웠나 봐 너를 사랑 하는 게 언젠간 헤어진다는 게
지금처럼 지내는 것 조차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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