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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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 뛰지 않는 것.속지 않는 것.
찬찬히 들여다보고, 행동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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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게 눈에 안 보여? 응?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던져! 잡아! 뛰어! 쳐! 빨리, 빨리 달려! 라고 하는데, 그 속에서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를 견지한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야.
그 <자신의 야구>가 뭔데?
그건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야. 그것이 바로 삼미가 완성한 <자신의 야구>지. 우승을 목표로 한 다른 팀들로선 절대 완성할 수 없는-끊임없고 부단한 <야구를 통한 자기 수양>의 결과야.
뭐야, 너무 쉽잖아?
틀렸어! 그건 그래서 가장 힘든 <야구>야. 이 <프로의 세계>에서 가장 하기 힘든 <야구>인 것이지. 왜? 이 세계는 언제나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야. 어이, 잘하는데.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누군 이번에 어떤 팀으로 옮겨갔대. 연봉이 얼마래. 열심히 해. 넌 연봉이 얼마지? 아냐, 넌 할 수 있어. 그걸 놓치다니!
야구는 인생이란 말을 흔히 쓰는데, 야구는 응원하는 맛밖에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프로에의 강요'를 받는 나의 삶이 겹쳐져보였다.
"너 아마추어구나?"는 욕이고 "프로같이 일하네"는 칭찬인 세상에서,
나의 호흡으로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무능력하다는 말을 견딜 수 있다면야 쉬운 일이겠지만)
칭찬받고 싶어하는 아이였던 나는 직장에서도 그러하여서
업무의 스트레스는 악몽으로, 실수는 트라우마로 남아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단숨에, "노히트 노런"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을 견지하고자 노력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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