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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유감, 문유석 / 21세기북스

유감(遺憾)이기도 하면서, 유감(有感)이기도 한 판사의 이야기.

 

지나고보면 법학을 한 것이 나에겐 좋은 경험이었다.

대학시절 참 많은 이론을 배웠으나 학사학위를 깃털같은 무게로 갖고있는 나로썬 이론은 가물가물...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교수님들께서 해주셨던 말씀은

무의식속에 남아있다가 갑자기 떠오르곤 한다.

 

법학개론시간에 들었던 말씀을 이 책에서 발견하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모른다.

교수님께서는 법을 적용하는 대상이 '피가 흐르는 사람'임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매번 판결을 내릴때마다 내 판결로 다른 이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판결을 내리기 전까지 계속해서 그 사람의 인생을 살펴보려하고, 진실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그 말씀의 깊이를 뒤늦게 깨달았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렵도록 논점은 비켜가면서 법적 논리만 줄줄줄 풀어놓는 것보다는

때로는 다양한 명문에서 그 근거를 찾고 논점만을 거론하며 쉽게 풀어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이라서 그런지

고민의 흔적을 상대방에게 풀어놓는 방식도 굉장히 이해하기 쉽다.

흔히들 채권자의 권리를 저해한다고 하는 파산제도가 과연 채권자에게 부당한 제도인지,

파산신청자들은 비난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해 무경험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써있다.

무엇보다 글의 전면에 약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힘있는 주장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오늘도 긴 밤 글자 속에 숨어있는 진실을 찾고자,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고자 애쓰는

수많은 분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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